지난번 조문 예절에 이어, 막상 빈소 앞에 서면 펜을 들고 망설이게 되는 '부의금(조의금) 봉투 쓰는 법'을 정리해 드리고자 합니다.
요즘은 장례식장에 인쇄된 봉투가 비치되어 있는 경우가 많지만, 이름은 어디에 써야 하는지, 한자는 어떤 걸 골라야 하는지, 금액은 얼마를 넣어야 결례가 아닌지 고민되실 겁니다. 부의금 관련 고민을 깔끔하게 해결해 드리겠습니다.
1. 봉투 앞면: 올바른 한자 표기법
장례식장에 비치된 봉투에는 보통 한자가 인쇄되어 있습니다. 만약 직접 써야 하거나, 여러 종류 중 고를 때는 가장 보편적인 것을 선택하시면 됩니다.
- 부의(賻儀): 가장 널리 쓰이는 표현입니다. '상가에 부조로 보내는 돈'이라는 뜻입니다.
- 근조(謹弔): '삼가 조상하다(슬퍼하다)'는 뜻으로 많이 사용됩니다.
- 추모(追慕): '죽은 사람을 그리며 생각하다'는 뜻입니다.
- 위령(慰靈): '죽은 이의 영혼을 위로하다'는 뜻으로 주로 천주교나 기독교 장례에서 볼 수 있습니다.
※ 고민된다면 '부의(賻儀)'가 적힌 봉투를 고르시면 가장 무난합니다.
2. 봉투 뒷면: 이름과 소속 쓰는 위치
가장 중요한 것은 '누가 냈는지'를 유가족이 정확히 알게 하는 것입니다.
- 위치: 봉투 뒷면 왼쪽 하단에 세로로 작성합니다.
- 작성법: 이름을 정자로 적습니다. 동명이인을 방지하기 위해 이름 오른쪽 위에 작게 소속(회사명, 동호회 등)을 적는 것이 좋습니다.
- 관계 표시: 친구나 지인 관계라면 '친구 OOO' 처럼 적기보다 소속을 적거나, 방명록에 정확히 기재하는 것이 좋습니다.
3. 조의금 액수 기준 (3, 5, 7, 10만원)
조의금은 전통적으로 '홀수' 단위로 준비합니다. 음양오행설에 따라 홀수가 양(陽)의 기운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 금액별 가이드라인
- 3만 원: 학생이나 사회초년생, 혹은 얼굴만 아는 정도의 사이일 때 (최근 물가 상승으로 5만 원이 기본이 되는 추세긴 합니다).
- 5만 원: 직장 동료, 일반적인 지인 등 가장 보편적인 금액입니다.
- 7만 원: 5만 원은 적고 10만 원은 부담스러울 때, 친분이 조금 더 있는 경우입니다.
- 10만 원: 친한 친구, 가까운 친인척, 직속 상사 등 각별한 사이입니다. (10은 짝수지만 3과 7이 합쳐진 꽉 찬 숫자로 여겨 길한 숫자로 봅니다.)
※ 주의: 9만 원, 40만 원 등 불길한 숫자(4, 9)가 들어가는 금액은 피합니다.
4. 신권? 헌 돈? 지폐 준비 예절
결혼식 축의금은 새 돈(신권)을 준비하는 것이 예의지만, 장례식 부의금은 다릅니다.
- 지폐 상태: 너무 빳빳한 신권보다는 적당히 사용감이 있는 지폐가 좋습니다. 미리 준비한 느낌보다는 갑작스러운 소식에 달려왔다는 의미를 담기 위해서입니다.
- 만약 신권뿐이라면?: 신권밖에 없다면 한두 번 접었다 펴서 봉투에 넣는 것이 전통적인 예절입니다.
- 봉투 입구: 부의금 봉투 입구는 접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저승으로 가는 노잣돈을 편히 꺼내 쓰시라는 의미, 혹은 다시는 이런 슬픈 일이 없게 닫지 않는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돈이 빠질까 염려되면 살짝만 접으셔도 무방합니다.
마무리하며
부의금은 고인의 명복을 빌고 남은 가족의 슬픔을 위로하는 마음의 표현입니다. 봉투를 쓰는 형식이나 금액의 크기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쁜 시간을 쪼개어 빈소를 찾아준 여러분의 '따뜻한 발걸음' 그 자체입니다.
오늘 알려드린 기본 예절을 참고하시되, 너무 형식에 얽매여 부담 갖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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